일본 정부가 원전 재가동과 에너지 정책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이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각) 재난 현장을 찾는 관광 수요가 늘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이 떠난 마을에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으며, 원전 내부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방문객은 2만542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방문객들은 방사성 오염수 저장 탱크와 파손된 원자로 건물 등을 직접 확인하며 사고 규모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항공 분석가이자 데이쿄대 강사인 도리우미 고타로는 "비극이 벌어진 현장을 직접 보고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즐거움을 위한 여행이라기보다 학습에 가깝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파손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제 '다크 투어리즘(비극·폭력·재난의 현장을 찾는 여행)의 장소가 됐다'라며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캄보디아 킬링필드, 일본 히로시마와 같은 사례와 유사하다'라고 평가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주민 약 16만명이 대피한 대형 방사능 재난이다.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도쿄전력이 운영하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이 동시에 마비되면서 발생했다. 당시 1~3호기에서 노심용융과 수소 폭발이 이어졌다. 노심용융이란,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가 담긴 압력용기 안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중심부인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일본은 한때 '원전 제로' 정책을 추진했으나 전력 수급과 탄소중립 문제로 원전 재가동 기조로 전환한 상황이다. 현재 약 880톤의 핵연료 제거 등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며 완료까지 수십 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도쿄전력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의 상업 운전을 재개했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원전 상업 운전을 재개한 것이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사고에 대한 반성과 교훈을 바탕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총출력 821만2000㎾로 세계 최대 규모 원전이며, 이번에 재가동된 6호기는 개량형 비등수형 경수로(ABWR)이다. 도쿄전력은 6호기 재가동을 통해 연간 약 1000억엔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정책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원전 비중을 2024년 8.5%에서 2030년 20~22%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화력발전 연료 수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재가동이 전력 공급 안정과 도쿄전력 재무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