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돌연 생방송 성명을 내고 성범죄자 제프리 앱스타인 및 그의 공범 길레일 맥스웰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최근 불거진 의혹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나를 그 불명예스러운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관 짓는 거짓말은 오늘 끝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맥스웰과 주고받은 이메일은 단순한 예의 차원의 답장에 불과하다"며 "사소한 서신 교환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엡스타인의 피해자가 아니며, 그가 나를 트럼프에게 소개해줬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1998년 뉴욕의 한 파티에서 남편을 우연히 만났다"라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과거 뉴욕과 플로리다 팜비치 사교계를 언급하며 "사교계가 겹치는 만큼 같은 파티에 초대된 적은 있지만, 개인적 관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엡스타인을 처음 본 것은 2000년 행사였으며, 그 이전에는 만난 적도, 그의 범죄를 알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상에 퍼진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수년간 가짜 사진과 허위 진술이 소셜미디어(SNS)에 유포됐다"며 "엡스타인 관련 법원 문서나 수사 기록 어디에도 내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목적과 금전적 이익을 위해 내 명예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미 의회를 향해 "엡스타인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공개 청문회를 열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번 생방송 성명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갑작스러운 멜라니아 여사의 이날 발표가 백악관은 물론 워싱턴 정가를 놀라게 했다"면서 "엡스타인 논란이 잠잠해지던 시점에 나온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MS나우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내의 성명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그녀는 엡스타인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이번 발표를 두고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