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내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과 경제적 압박이 겹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팜 본디 법무장관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추가 인사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여론이 악화하자 쇄신 카드를 꺼내 드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1일 진행한 대국민 연설이 별다른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백악관 내부적에서도 인사와 메시지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털시 가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연합뉴스

교체가 유력한 대상으로는 털시 가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거론된다. 가버드 국장은 그간 해외 군사 개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백악관과 마찰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후임자 관련 의견을 묻는 등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트닉 장관 역시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 의혹이 불거지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백악관 측은 두 사람에게 "완전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란 전쟁이 5주 차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6%로 복귀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대한 부정 평가는 60% 안팎이었고, 3분의 2는 전쟁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다루는 부정적인 언론 보도와 지지도 하락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상태다. 백악관 참모진은 물가 상승에 지친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해 당장 눈에 보이는 인사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충격 우려도 이번 개각 논의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기업을 상대로 지정학적 위험을 자문하는 레이철 지엠바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일주일 전에 우려하던 상황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이번 전쟁 여파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