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의 역외영토 나히체반에서 공항과 학교 인근 등이 드론 공격을 받아 주민 4명이 다쳤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란발 공격이라고 밝히며 보복을 경고했지만, 이란은 즉각 부인했다.

5일(현지시각) AP·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이날 이란에서 드론 4대가 발사돼 나히체반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드론 1대는 나히체반 공항 건물에 충돌한 뒤 폭발했고, 다른 1대는 학교 인근에 떨어졌다. 또 다른 1대는 아제르바이잔 군이 격추했으며, 나머지 1대는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제르바이잔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다친 4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사용된 드론의 종류 등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안보위원회를 소집해 "오늘 이란 쪽에서 아제르바이잔 영토를 겨냥한 테러 행위가 벌어졌다"며 "이유 없는 공격과 테러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군에 적절한 보복 조치를 준비·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적에 대해서라도 우리 힘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나히체반은 아르메니아를 사이에 두고 아제르바이잔 본토와 떨어진 역외영토로, 이란과 국경을 맞댄다. 나히체반 공항은 이란 국경에서 약 10㎞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사건 직후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대한 이번 공격은 국제법 규범과 원칙에 어긋나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규탄하며, 이란이 신속히 명확한 설명을 내놓고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적절한 대응'을 할 권리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란은 공격을 부인했다. 이란군 총참모부는 "아제르바이잔을 향해 드론을 발사하지 않았다"며 "무슬림 국가 간 관계를 교란하려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행태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우리는 이웃 국가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아제르바이잔 매체에 해명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으로, 수도 바쿠에서 조지아를 거쳐 튀르키예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해 튀르키예와 유럽 등으로 석유를 수출한다. 이스라엘도 이 경로를 통해 석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 송유관이 이란의 잠재적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지하 송유관 자체보다 터미널·펌프장 같은 지상 시설이 드론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날 "역내 제3국을 겨냥한 공격은 전쟁 확산 위험을 키우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아제르바이잔이 최근 이스라엘,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경제·군사적 유대를 강화하면서 이란과 긴장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AP는 이란 내 아제르바이잔계 주민이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란이 역사적으로 분리주의 움직임에 민감해 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