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미시간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잇는 '고디 하우 국제 대교'의 개통을 막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해당 다리 개통으로 피해를 입게 될 인근 교량 소유주 가문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2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고속도로에 걸린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연결하는 고디 하우 국제 대교 출구 안내판. / 로이터=연합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본인 소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캐나다에 제공한 모든 것을 보상받고 캐나다가 미국을 공정과 존중으로 대할 때까지 하반기에 예정된 고디 하우 국제 대교의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미시간주와 캐나다를 연결하는 한 다리의 억만장자 소유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 노선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몇 시간 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났다"면서 "이는 악화되고 있는 미·캐나다 관계 속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긴장 국면"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 2명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둔 억만 장자 매튜 모룬(Matthew Moroun)은 전날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났으며, 이후 러트닉 장관은 이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NYT는 그 직후 캐나다 다리 개통을 불허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모룬은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이자 디트로이트 기반 트럭 운송 재벌로, 그의 가문은 1979년부터 디트로이트와 온타리오주 윈저를 잇는 앰배서더 다리를 운영해왔다. 앰배서더 다리는 연간 교통량이 620만 대에 달하지만, 건설된 지 100년에 가까운 노후 교량으로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고디 하우 국제 대교가 개통될 경우, 수십 년간 모룬 가문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 앰배서더 다리의 통행료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에도 모룬 가문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해당 대교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앰배서더 브리지를 소유한 억만장자 모룬 가문은 공공 소유의 새 다리가 들어설 경우 수십 년간 거둬들여 온 통행료 수입에 경쟁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가문의 회사는 국경 검문소에서 면세 사업과 연료 판매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디 하우 국제 대교의 개통을 위해 미국이 교량의 최소 절반을 소유하고,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 47억 달러(약 7조 원)가 투입된 고디 하우 국제 대교는 캐나다가 건설 비용을 전액 부담했으며, 캐나다 정부와 미시간주가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미 상무부와 모룬 가문 측은 러트닉 장관과 모룬의 만남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인 2017년 캐나다와의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고디 하우 대교 건설을 지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개통 불허 입장에는 모룬 가문의 로비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고디 하우 국제 대교 건설을 추진했던 공화당 소속 릭 스나이더 전 미시간 주지사는 지역 일간지 디트로이트 뉴스 기고문을 통해 "고디 하우 대교 개통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이익을 얻는 쪽은 단 하나, 모룬 가문과 앰배서더 대교뿐"이라며 "앰배서더 대교는 수십 년 동안 무역을 저해하고 제조업 운영 비용을 증가시켜 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