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기술 확산 방지 관련 법률 위반 혐의로 한국 기업을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국무부 청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7일(현지 시각) 연방관보를 통해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 위반을 사유로 한국의 주식회사 제이에스 리서치를 포함한 외국 개인 및 단체 6곳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 1월 22일부터 발효됐으며 향후 2년간 유지된다.

제재에 따라 제이에스 리서치는 미국 정부 기관과의 물품·서비스 조달이 금지되며, 미국 정부 지원 프로그램 참여도 차단된다. 군용물품목록(USML)에 포함된 품목의 거래가 제한되고, 수출통제개혁법 등에 따른 신규 수출 면허 발급은 중단되며 기존 면허의 효력도 정지된다.

국무부는 구체적인 거래 대상국이나 세부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제재 대상들이 이란·북한·시리아와 다자간 통제 목록 품목 또는 WMD·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거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이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 위반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은 2008년 유린테크 사례 이후 약 18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제이에스 리서치는 2004년 충청남도 공주시에 설립된 실험실 및 과학·의료 기기 제조업체로, 과학기술 및 산업 연구개발 분야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제재 명단에는 제이에스 리서치 외에도 북한 국적자 최철민, 북한 제2자연과학원 외무국(SANS FAB), 중국의 푸테크 유한회사, 레바논의 엑스프트랜스, 아랍에미리트의 인터내셔널 바이오테크놀로지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최철민과 제2자연과학원 외무국은 이미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 대상이다. 최철민은 2023년 6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조달 요원으로 제재를 받았으며, 베이징에 거주하며 북한 탄도미사일 생산에 사용되는 물품을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2자연과학원 외무국 역시 2022년 3월 국무부로부터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INKSNA) 제재를 받았으며, 북한의 방위 연구·설계 프로그램과 군수산업부를 지원하는 조달 기관으로 지목돼 왔다.

크리스토퍼 T. 예우 미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이번 제재 조치에 서명하며 "이 제재들은 책임 있는 미국 정부 부처와 기관에 의해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은 1999년 1월 1일 이후 이란, 2005년 1월 1일 이후 시리아, 2006년 1월 1일 이후 북한을 대상으로, 다자간 통제 목록 품목이나 WMD 및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물품의 이전 또는 획득을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