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해 온 미국이 3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를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그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반미·좌파 성향의 마두로 정권을 사실상 무력으로 축출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국제법 위반 논란과 함께 중남미 정세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공격을 '국가 침공'으로 규정하고 국기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전역에서 폭발이 잇따라 발생했으며, 이후 약 1시간 30분 동안 항공기 소음과 검은 연기가 관측됐다. 도시 곳곳에서는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 소리와 함께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놀란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외신들은 초기 보도에서 최소 7차례 폭발이 확인됐으며, 카라카스 상공에서는 최소 9대의 헬리콥터가 비행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폭발음과 큰 소리가 난 뒤 정전 상태에서 티우나 요새 근처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카라카스 내 군사 기지도 공격을 받았다. 한 군사기지의 격납고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고, 군사 시설과 인근 지역에서는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인 좌파 지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혁명박물관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카라카스 인근 미란다·아라과·라과이라주에서도 공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로 연결되는 해상 관문인 라과이라주 항구에서는 미군의 공습 이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폭스뉴스는 폭발 현장 영상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초기 공습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방공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반격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군사작전의 성공을 자축하면서 "많은 좋은 계획과 많은 훌륭한 부대, 위대한 사람들"이 역할을 했다고 밝힌 뒤 "정말 훌륭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각 기준 오전 11시(한국 시각 4일 오전 1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이번 베네수엘라 공습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으며, 현지에서 군사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공격 직전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미 민간 항공사에 베네수엘라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A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민간 및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강하게 비난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전군과 민병대에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국영 TV(VTV)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의 정확한 소재를 알지 못한다"며 미국 정부를 향해 대통령 부부의 생존 여부를 즉각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베네수엘라 이웃 국가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조직의 수장'으로 규정하며 퇴진을 압박해왔고, 이를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작전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최근에도 마약 밀매 근절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육상 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발언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격침하고, 국제법 위반 혐의가 제기된 유조선을 나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