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관광도시인 오사카가 중·일 갈등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간사이 국제공항의 항공편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호텔·소매점·레스토랑 등에서도 관광객 감소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 시각) "중국 관광 의존도가 높은 일본을 상징하는 도시이자 두 번째로 큰 경제 중심지인 오사카가 이번 관광 감소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베이징의 여행 자제로 촉발된 중국 관광객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일본 경제의 몇 안 되는 긍정적 요소 중 하나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에 따르면 중국 내 오사카행 겨울·초봄 항공편 예약은 55%에서 65%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더 큰 폭의 감소이며, 특히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항공편 취소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른 지표들도 오사카 관광업계가 입은 타격을 보여준다. 오사카 관광청은 일부 호텔의 예약 취소율이 50~70%에 이르고, 오사카의 주요 교통·레저 중심지인 난바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의 오사카 내 명품 소비는 월 4000만~6000만 달러(약 588억~882억원) 수준으로, 기존 대비 절반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사카 중심부에서 약 80개의 휴가용 숙박 시설을 운영하는 린 덴류는 지난달 중·일 갈등이 고조된 이후 연말까지 600건이 넘는 예약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과 여행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업계 전반에 더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종합연구소(JRI)의 경제학자 고미야 히로무는 여행 중단이 이어질 경우 내년 일본의 경제 손실이 최대 1조2000억 엔(약 9조4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이런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온천·스키 리조트 등 겨울 여행지도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관광업계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대만 해협 위기 시 자위대가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을 강력히 자제하라고 권고했고, 중국 항공사들은 잇따라 일본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오사카는 일본에서도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도시로 꼽힌다. 특히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열린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평소보다 약 50% 증가했던 만큼, 이번 사태가 가져온 충격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중·일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오사카 관광업계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브라마니아 바트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3월 이후 중국발 일본행 항공 노선이 재개되더라도, 이미 한국과 동남아시아로 이동한 여행객을 완전히 되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 이탈한 중국 관광객의 절반에서 최대 3분의 2 정도를 되찾아오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중·일 갈등이 오히려 일본 관광업계의 체질 개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RI의 수석 연구원 아키코 코사카는 중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가 결국 일본이 방문객 기반을 더욱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각 지역이 (관광)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에도 더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