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주거 수요층을 만족시키는 코리빙(Co-Living·공유 주거)은 도심에서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이하 쿠시먼)의 코널 뉴런드(Conal Newland) 아시아·태평양(APAC) 리빙부문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코리빙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쿠시먼은 전 세계 6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부동산 매매·임대·관리·가치 평가·자문 등 부동산 전반에 걸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코리빙은 여러 사람이 한 주택에 거주하되 침실은 개별적으로 사용하고, 거실·욕실·화장실 등은 공동으로 이용하는 주거 모델을 뜻한다. 일반 아파트보다 개인 공간은 작지만, 도심 입지, 편의시설, 커뮤니티 구성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다. 쿠시먼은 최근 APAC 지역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코리빙 수요와 투자 사례에 주목하며 관련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다수의 코리빙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코리빙 개발 컨설팅 업무도 수행 중이다.

코널 뉴런드(Conal Newland)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시아·태평양(APAC) 리빙부문 대표 / 쿠시먼 제공

올해만 해도 APAC 지역에서 여러 대형 코리빙 거래가 성사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4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워버그 핀커스가 론스타가 보유한 일본 최대 규모의 코리빙 포트폴리오 '도쿄 베타(Tokyo Beta)'를 인수한 것이다. 이 포트폴리오는 객실 수만 1만6000개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코리빙 기업 위브(Weave) 플랫폼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가 4억5000만 달러(약 6628억원)를 투자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쿠시먼에 따르면 올해 APAC 지역에서 코리빙을 포함한 리빙 분야 투자는 전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11%를 차지했다. 최근 5년 평균이 8%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리빙 분야 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뉴런드 대표는 "코리빙은 리빙 섹터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라며 "공급 확대와 운영 단계로 진입하는 자산 증가에 따라 거래 규모도 자연스럽게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다른 주거 자산 대비 코리빙의 투자 매력은.

"코리빙은 학생 기숙사나 임대용 부동산(BTR·Build-to-Rent)과 비슷하지만 임차인 층이 훨씬 넓다.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 원격 근무자, 단기 거주자 등 다양한 수요를 흡수해 경기 변동에도 비교적 탄력적이다.

또 임대 기간이 1주~1년 등 폭넓게 설정 가능해 단·중기 임차인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 유연성은 수익·비용 관리를 정교하게 할 수 있게 하며,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대응력을 높인다. 임대 기간이 길고 조정 속도가 느린 전통적 BTR에 비해 시장 상황에 따라 임대료 조정이 빠르다는 점도 코리빙의 장점이다"

부동산 임팩트 디벨로퍼 엠지알브이가 운영하는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촌'모습 / 엠지알브이 제공

—최근 APAC 투자자들의 코리빙 관심이 커진 이유는.

"강력한 임차 수요와 개발 효율성이 결합된 결과다. APAC 지역은 국제 학생, 젊은 전문직, 노동력을 유치하는 정책이 활발해 합리적 비용·유연한 계약·커뮤니티를 원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 임대주택은 이런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한다.

또 코리빙은 대부분 스튜디오 기반 구조로 구성돼 있어 기존 건물, 특히 오래된 호텔이나 사무용 건물을 개조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홍콩·일본처럼 고밀도 도시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건물을 코리빙으로 전환해 젊은 세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크다.

결국 코리빙은 같은 면적으로 더 많은 임차인을 수용할 수 있는 고밀도 임대 자산이며, 건설·운영 효율도 높아 제곱미터당 임대 수익률이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APAC 코리빙 시장의 특징은.

"APAC 지역의 코리빙 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에 있지만,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어 운영사에게 높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코리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디자인뿐 아니라 단기·장기 임대 모델 간 전환도 자유롭다. 그만큼 운영 효율성이 높아 수익을 최적화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코리빙이 일찍 도입된 유럽은 최소 임대 기간, 유닛 구성, 디자인 기준 등이 APAC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

APAC에서는 호텔이나 서비스드 아파트 등을 코리빙으로 전환하는 '용도 전환 개발(adaptive reuse)'이 주요 트렌드다.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만큼 공급 속도가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 이러한 특징은 이동성이 낮은 직장인과 학생 수요를 흡수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다."

—향후 APAC 지역 코리빙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서울, 홍콩, 도쿄, 시드니 등 APAC 주요 도시는 전 세계에서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다. 더구나 지난해 기준 아시아 지역의 국제 이주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9% 증가했지만, 이들에게 적합한 주택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다. APAC 주요 도시의 자국민은 집을 사기 어렵고, 외국인 학생·근로자는 임차 수요가 높은데, 이 두 요인이 결합해 코리빙 시장에서 강력한 수요를 만들어낸다. 또한 이들은 커뮤니티 지향적 주거 형태, 즉 코리빙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또 비상장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아시아 협회인 ANREV에 따르면, 전통적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거 자산은 투자자 선호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건설 비용 안정이 진행되면 코리빙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ㅡ한국 코리빙 시장은 현재 어떤 단계인가.

"코리빙은 한국에서 구조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의 자산군이지만, 매우 우호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빠르게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세 비중이 줄고 월세가 신규 임대 계약의 주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코리빙 모델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는 흐름이다.

한국은 APAC 지역의 주요 투자 가능 시장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 1인 가구 수만 1000만 명을 넘어선다. 전체 인구의 약 86%가 도시에 거주하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도 매우 높다. 또한 2023년 건축법 개정으로 코리빙 하우스 등 '임대형 기숙사'가 민간임대주택특별법상 등록임대주택 대상에 포함되고, 민간 기업의 운영도 허용되는 등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할 때 한국의 코리빙 시장은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ㅡ한국서 코리빙이 안정적 사업 모델이 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코리빙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민간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운영자에게 적용되는 갱신 시 연 5% 임대료 인상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책 개편이 긍정적이긴 하나,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여전히 개인 임대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기관 투자자에게 규제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한다면 더 많은 자본 유입을 이끌어 코리빙 시장을 한층 더 성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