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데이팅 앱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서비스 판도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 업계에선 틴더, 힌지 등 주요 데이팅 앱이 속속 AI를 도입하면서 기존 '무제한 매칭' 대신 '프리미엄 매칭'이 주된 서비스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주요 데이팅 플랫폼은 기존에 스와이프(swipe·터치스크린에 손가락을 댄 상태로 화면을 쓸어 넘기는 것)로 이뤄지던 매칭 서비스를 AI 큐레이팅 기반 서비스로 재편하고 있다. 예컨대 앱 노운은 가입 직후 AI 챗봇이 유저와 통화를 거쳐 이상형 정보를 취합하고 일주일 내로 조건에 부합하는 이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9월 노운으로 만남이 성사된 엠마 잉게(25)는 NYT 인터뷰에서 "25달러 수수료를 지불하고 상대를 만나러 나갔다"며 "이런 방식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볼 만하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때 사용자 이탈과 수익 급감이라는 벽에 부딪힌 데이팅 앱들이 AI를 무기 삼아 새 판 짜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팅 앱은 주로 정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지난해 범블의 유료 회원은 9% 감소했으며 매치그룹 산하 틴더, 범블 또한 약 5%의 이탈률을 기록한 바 있다.
데이팅 앱은 전체 이용자의 20%만 유료로 서비스를 결제하는데, 이들이 매출의 97%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 면에서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매치그룹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80% 떨어졌는가 하면, 범블은 상장가 대비 90%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업계는 앱을 깔았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일명 '절망의 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구독 기반의 '무제한 매칭' 서비스 대신 AI 기반 프리미엄 매칭을 제공하고, 건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틴더는 유저의 사진첩을 분석, 이상형을 제안하는 매칭 서비스 '케미스트리'를 테스트 도입 중이며, 그라인더는 AI를 활용한 대화 비서 'gAI'를 포함한 기능 6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부 앱은 AI 데이팅 코치, 아바타 데이팅 등 실험적 기능 또한 내부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페이스북 데이팅은 유저가 설정한 이상형에 걸맞은 실제 인물을 연결해주는 기능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차원의 변화는 기업들의 리더 교체와 맞물려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매치그룹은 지난해 스펜서 래스코프 질로우 공동 창업자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 대규모 구조 조정을 단행했으며, 범블은 창업자 휘트니 울프 허드가 2024년 퇴사한 이후 지난 3월 CEO로 복귀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투자자들도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특히 사모펀드인 프란시스코 파트너스와 퍼미라 등은 업계 1위를 노린 'AI 데이팅 앱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선 상태다.
매치그룹의 헤삼 호세이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미 AI는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며 변화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울프 허드 CEO는 "AI 데이팅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새로운 현실"이라며 "서비스 개편을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