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실험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나서 "핵폭발 실험이 아니라 비임계 테스트"라며 수습에 나섰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로이터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실험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다. 라이트 장관은 "지금 논의 중인 테스트는 시스템 테스트"라며 "이것은 핵폭발이 아니며, 비임계 폭발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1946년 마셜 제도 비키니 환초에서 진행된 크로스로드 작전 핵무기 실험 중 함선에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 /연합뉴스

'비임계 폭발(non-critical explosions)'이란 핵분열 연쇄반응을 유발하는 임계 상태에 도달하지 않는 실험을 의미한다. 핵무기 부품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성능 시험에 가깝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 이후에도 비임계 테스트는 꾸준히 해왔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실제 핵폭발을 수반하는 실험과 진행 방식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연 설명을 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서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전격 시사했다. 그는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핵) 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핵실험장이 있고, (실제 실험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며 핵 실험장 재가동 계획까지 시사했다.

핵실험 관련 발언은 시 주석과의 회담이 끝나고 불과 1시간 뒤에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강한 압박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실제 트럼프 발언 직후 러시아와 중국은 강력 대응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누군가 핵실험 중단 선언을 위반할 경우,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만큼이나 핵 비확산 문제를 중대한 이슈로 다뤘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국제 핵군축 체제를 수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