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내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그 빈자리는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더 저렴한 호주산 소고기가 빠르게 메우는 중이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 로이터=연합

2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호주산 소고기가 미국산 소고기를 대체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미국산 소고기 산업으로 흘러들던 수억 달러가 이제는 호주 국민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7월 1억1800만 달러(약 1653억원)에서 올해 7월 810만 달러(113억원)로 약 93% 감소했다. 또 8월에는 1억2500만 달러(1751억원)에서 950만 달러(133억원)로 줄어 약 92% 급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미국은 미·중 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중국에 소고기를 대량 수출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출 감소에는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미국 육류업체 1000여 곳의 대중 수출 자격을 갱신하지 않았는데, 이는 전체 등록 업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중국에서는 식품 수출업체가 세관에 등록해야만 수출이 가능하다.

더구나 중국이 미국의 대중 관세에 반발해 보복 관세 125%를 부과하면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이후 양국이 각각 115%포인트(P)씩 관세를 인하했지만,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경쟁력은 이미 다른 국가산 소고기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중국 시장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빈자리는 호주산 소고기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 호주의 대중 소고기 수출액은 지난 2년간 월 1억4000만 달러(약 1961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7월에는 2억2100만 달러(약 3095억원), 8월에는 2억2600만 달러(약 3165억원)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4~8월 동안 미국의 대중 소고기 수출액은 최근 2년 평균보다 3억8800만 달러(5434억원) 감소한 반면, 호주의 수출액은 3억1300만 달러(4383억원) 증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최대 소고기 공급국인 브라질도 최근 몇 달간 수출을 늘렸지만, 미·중 무역 갈등의 최대 수혜자는 호주였다"며 "호주의 곡물 사육 소고기가 미국산 제품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호주의 소고기 생산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그 영향으로 가격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미국 축산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 내에서 인기가 없는 척롤과 같은 부위에도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해 왔고, 이는 미국 소고기 가공업체의 주요 수입원이 됐다. 미국육류수출협회 조 슈엘 대변인은 "국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제품들을 수출해야 한다"며, 미·중 무역 협상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점유율이 크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호주 컨설팅 업체 에피소드3의 맥 달글리시는 "무역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미국은 앞으로 수년간 시장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미국산 소고기는 이미 시장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