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의 장면과 대사를 패러디해 시카고에 군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이민자 단속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제목의 이미지 합성물을 올렸다. 영화 원제 '아포칼립스 나우(Apocalypse Now)'와 시카고(Chicago)를 결합한 표현으로 보인다.
그는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I love the smell of deportations in the morning)라는 문구를 남겼다. 이는 영화 속 킬고어 대령의 대사 "나는 아침의 네이팜 냄새를 사랑한다"를 빗댄 것이다.
이어 "시카고는 곧 왜 그것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불리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공개된 합성 이미지에는 군복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이 선글라스와 미 기병대 모자를 쓰고 시카고 도심과 미시간호를 배경으로 군 헬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 속 베트남전 장면을 그대로 본뜬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전에 빗대 군 투입을 시사한 발언이 나오자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대통령이 미국 도시와 전쟁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것은 농담도 아니고, 정상적인 일도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는 스트롱맨이 아니라 겁에 질린 자다. 일리노이주는 독재자를 꿈꾸는 자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대통령의 위협은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며, 실제로는 도시 점령과 헌법 파괴를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로부터 서로를 지켜내고 시카고를 보호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시카고와 전쟁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도시를 정화(clean up)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이 이끄는 시카고에 주방위군 투입을 예고하며 "범죄 척결과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민주당의 영향력이 여전히 뚜렷한 지역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군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