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공지능(AI) 개발 업체들의 기술 경쟁이 쇼핑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쇼핑 분야에서 AI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며 이커머스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 퍼플렉시티, 구글이 AI 기반 쇼핑 기능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주요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 방식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며 "이제는 AI 시스템이 상품을 어떻게 식별하고 챗봇이 어떤 방식으로 추천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달간 AI 기업들이 잇따라 쇼핑 기능을 선보였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 4월, 챗GPT 내에서 제품 검색과 옵션 비교는 물론 구매까지 가능한 '챗GPT 커머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챗GPT 이용자는 제품 이미지, 세부 정보, 가격, 리뷰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도 지난 7월 쇼핑 기능을 포함한 AI 브라우저 '코멧'을 공개했다. 여기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코멧 어시스턴트'는 쇼핑뿐 아니라 예약, 이메일 전송, 일정 요약 등 다양한 일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웹 쇼핑 지원 기능 '액션'을 선보였다.

구글은 AI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상품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소비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구글 쇼핑 제품 부사장 릴리안 린콘은 구글의 최신 기능이 "20개의 탭을 열어 여러 제품을 비교해야 하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AI 플랫폼들이 잇따라 쇼핑 기능을 내놓는 이유는 사람들이 AI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생성형 AI 챗봇과 에이전트의 부상으로 내년까지 전통적 검색 엔진의 이용량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들이 궁금증을 기존 검색 엔진이 아닌 AI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광고주들은 AI 쇼핑 기능에 맞춰 판매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FT는 "광고주들이 AI 생성 결과에서 자사 브랜드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긴 키워드 중심의 URL을 제작하거나, 챗봇이 권위 있는 웹사이트로 인식하는 곳에 노출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스타트업들도 쇼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프로파운드, 리파인, 알골리아 등은 AI 챗봇 대화 속에서 브랜드 노출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쇼핑의 등장으로 기존 이커머스 체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프로파운드 공동창업자 제임스 캐드월라더는 "AI가 브랜드로부터 소비자를 빼앗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는 답변 엔진과만 상호작용하게 되고,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인터넷의 주요 방문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디지털 에이전시 뎁트의 디미 알버스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의 브랜드에게는 AI 챗봇의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해졌을 뿐 아니라, 상품 판매가 더 이상 자사 플랫폼이나 아마존 등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복잡하게 다가올 것"이라며 "앞으로는 소비자 대신 AI 에이전트끼리 거래가 이뤄지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