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추방 작전을 예고해 온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일(현지 시각) 출범 직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한 미 당국의 이민 사전인터뷰 예약 애플리케이션 CBP One(시비피 원)을 종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미 남부 국경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한 직후 CBP One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일부터 비등록 외국인이 남서부 국경 8개 검문소에서 사전 정보를 제출하고 예약할 수 있었던 기능이 더 이상 제공되지 않으며, 기존 예약도 취소됐다'" 밝혔다
CBP One은 원래 트럼프 1기 행정부 끝물에 트럭 운전사들이 미국 입국 검문소에서 화물 검사를 예약하기 위해 처음 사용됐다. 이후 2023년 초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입국을 줄이고, 이민자들이 인도적으로 망명 보호를 받도록 하겠다며 사용 대상을 확대했다. 이민자들은 국경을 넘기 전 이 앱을 통해 망명 신청을 예약했고, 작년 말까지 90만명이 이 앱을 사용했다.
돌연 CBP One이 폐쇄되면서 이민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청한 전직 국토안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오전 기준으로 약 3만명의 이민자가 CBP One를 통해 미국 입국 예약을 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멕시코 티후아나의 엘 차파랄 국경검문소에서는 수십 명의 이민자가 앱에서 예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접했다.
멕시코 미초아칸주에서 네 자녀와 함께 티후아나에 도착한 마우라 에르난데스는 입국 예약 하루 전에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에르난데스는 "충격적"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국경을 넘으려던 멜라니 멘도사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CBP One를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되고, 우리는 수백만 명의 범죄 외국인들을 그들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지난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이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CBP One이 다른 방법으로는 미국에 입국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민 소송이 지연되는 동안 수년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미 NBC 방송은 "트럼프와 다른 사람들은 이 앱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싫어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국경 정책의 첫 번째이자 가장 눈에 띄는 파급 효과 중 하나는 CBP One 중단"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