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그 이유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여론, 이민, 트럼프 자체에 대한 호감, 성별, 트랜스젠더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또한 트럼프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 성범죄 관련 혐의로 유죄 판결을 가진 배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변화를 원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었던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많다는 것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ABC방송과 입소스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4%는 1980년 이래로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NYT는 "트럼프가 이긴다면 해리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공과를 넘기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국 상황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 자신이 대통령인 시절이 더 나았다고 여기는 추억으로 유권자의 불안에 호소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인 상당수가 경제 상황에 높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 성장했고 9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1%로 완만한 상태다. 하지만 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10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75%는 경제가 나쁜 상태라고 답변했다. 여기다 1일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팬데믹 여파로 고용이 대폭 감소했던 2020년 12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고용 증가 폭이다. 이에 트럼프는 지난주 미시간에서 가진 유세에서 "일자리 보고서는 해리스와 사기꾼 조가 우리 경제를 절벽에서 몰아냈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이민 역시 트럼프의 승리 열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불법 이민이 초래하는 위협과 무질서를 강조했다. 트럼프 측은 선거 광고를 통해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 달려오거나 도시에서 약탈을 일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한 남부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에 나타난 수많은 이주민과 이주민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보고를 이용해 유권자의 공포심을 자극했다. NYT와 시에나 칼리지의 공동 조사 결과 응답자의 15%는 이민이 선거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사람은 27%였다.
트럼프 자체에 애정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트럼프는 지지 부동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가 해리스와의 TV토론에서 참패하고, 찬조 연설에 나선 코미디언이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부르면서 트럼프를 곤란하게 하고, 흑인 유권자·유대인·팔레스타인인 등을 모욕하는 등 다른 후보라면 비판받아 마땅한 일을 해도 트럼프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표시한다.
트럼프가 남성이라는 것도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트럼프가 2016년부터 3번 연속 대선에 출마하는 동안 2번은 상대 후보가 여성이었다. 만약 이번에도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많은 유권자가 여성이 백악관에 있는 것을 상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NYT는 "해리스가 성차별 때문에 졌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성별을 올해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남성 유권자만 놓고 보면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더 높다. 10월 말에 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남성 유권자의 55%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해리스 지지는 41%에 그쳤다. NYT는 "트럼프의 거만하고 거침없는 스타일과 경제 호황에 대한 약속은 흑인과 라틴계 남성들에게 특히 공감을 얻었다"며 "민주당 기반의 중요한 기반을 갉아먹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트럼프가 트랜스젠더를 공격한 것도 승리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정치에 입문한 내내 분노와 원망을 자신의 지지를 높이는 데 활용했다. 올해 트럼프는 트랜스젠더 이슈를 문제 삼았다. 이는 민주당 당원 사이에서도 민주당이 문화 이슈에서 너무 좌파로 갔다는 인식을 역이용한 것이다. 트럼프는 아이들이 부모 동의 없이 성전환 수술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고 유세 기간 내내 강조했다. 트럼프 캠프는 선거 한 달 전에 트랜스젠더 문제에 초점을 맞춘 광고에 6500만 달러를 지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