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흑인과 히스패닉 사이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알려져 있던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게 된 배경에는 트럼프 캠프의 전략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개월 동안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 내부의 분열과 편견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이들을 이민자들과 서로 대립하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이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며 그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토론과 공화당 전당대회 등 공식 자리에서 여러 차례 이런 주장을 했었다. 지난 6월 열린 대선 후보 토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남부 국경을 통해 이민자들이 미국에 제한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방치했다"면서 "이러한 불법 이민자들이 흑인의 취업 기회를 빼앗고 있다"라고 말했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이런 주장을 반복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백만 명이 미국으로 몰려들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민 정책을 더 부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그가 '이민자들이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는 것은 '우리 대 그들'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함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NYT는 "'우리 대 그들'이라는 구도는 정치에서 오랜 기간 사용돼 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어떤 후보들보다도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을 '우리'의 일부로 끌어들이려 한다"면서 "트럼프 캠프가 때때로 선동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하지만, 점점 더 많은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의 40%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흑인 유권자는 15%, 히스패닉은 37%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최고치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흑인 비율은 78%, 히스패닉은 56%로 나타났는데,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흑인과 히스패닉계 비율이 각각 92%, 63%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