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삐삐)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한 사건을 두고 유엔의 인권수장이 국제법 위반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번 폭발 사건은 충격적이며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라며 “민간인과 무장단체 구성원을 구분하지 않고 다수의 사람을 공격한 것으로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AP연합뉴스 제공

그는 “국제사회는 독립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즉각적 조처를 하고 민간인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오후 3시30분쯤 레바논 전역에서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통신 수단으로 주로 사용하는 삐삐 수천 개가 동시에 폭발했다. 이 폭발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한 12명이 숨지고 약 28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헤즈볼라와 레바논 정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 등은 이스라엘을 폭발 공작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