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역대 최다인 9명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결선투표가 확실시된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이 지난 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일 열리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AFP

아사히신문은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의장을 제외한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67명의 지지 동향을 조사한 결과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을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가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강력한 후보이면서도 유리한 입장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367표와 당원·당우 367표를 합산해 결과를 낸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벌여 국회의원 367표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방표 47표를 합쳐 승부를 가린다.

이번 총재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총 9명이다. 이는 자민당 총재 선거 입후보에 추천인이 필요해진 1972년 이후 최다다. 총재 후보는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 안보 담당상,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43) 환경상, 가미카와 요코(71) 외무상, 가토 가쓰노부(68) 전 관방장관, 고노 다로(61) 디지털상,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모테기 도시미쓰(68) 자민당 간사장이다.

아사히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최다인 의원 46명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명문가 출신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영향력과 준수한 외모, 40대의 젊은 외모로 대중에게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다만 고이즈미는 무파벌이다. 과거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 젊은 의원들이 지지하는 40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3명으로 2위에 올랐다.

두 후보는 모두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큰 상황에서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중견 또는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약 20% 의원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거나 응답하지 않아 정세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비자금 스캔들 이후 기시다 내각이 파벌 해산을 주도하면서 현재는 아소파를 제외한 모든 파벌이 해체된 상황이다. 과거처럼 파벌이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파벌 단위로 투표하는 문화가 남아 있어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소파 간부는 “파벌의 힘을 보여 주는 것은 결선투표”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