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12일 선거 고시 이후 첫 연설에서 가정사를 전격 공개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전 환경상. /연합뉴스

13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전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후보 소견 발표를 하던 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를 언급하며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다”며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형제는 형(배우인 고이즈미 고타로)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도 있었다”며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으며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동안의 거리와 공백이 메워졌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그렇지만 나를 낳아준 어머니와 만날 마음은 들지 않았다”며 “만나면 생모 대신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본인이 아버지가 된 뒤 달라졌다고 언급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고, 좋았다”며 “43년 동안 (생모와) 만나지 않았어도 가족이다. 나는 그런 삶을 토대로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산케이신문은 “그(고이즈미 전 환경상)가 공개석상에서 신상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평가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981년생으로 현재 입후보한 9명 가운데 가장 젊고 준수한 외모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는 ‘펀쿨섹좌’로 유명하다. 그는 2019년 9월 환경상 취임 직후 참석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총리 적합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20%대 지지율을 받으며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가 총재로 당선되면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