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제조업 부흥이 부는 가운데, 부동산 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피닉스 북쪽에 지어지고 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의 TSMC 공장.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분석 회사인 그린 스트리트 자료를 인용해 미국 및 해외 기업들이 전기차(EV)와 반도체 공장 건설에 약 5000억 달러(약 670조원)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 중에서도 인기 있는 지역은 미국 남부의 ‘선 벨트(Sun belt)’다.

가장 큰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피닉스와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650억 달러(약 87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다. TSMC는 미국 연방 정부가 반도체 제조사들에 제공하는 110억 달러(약 15조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공장을 세우고 있다.

미국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맥 부동산그룹(Mack Real Estate Group)은 이 공장 주변에 ‘미래 도시’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2300에이커(약 931만㎡)가 넘는 토지를 매수하기 위한 주정부 입찰해서 승리했으며 2800만 제곱피트(약 260만1285㎡)의 개발된 공간에 주택, 호텔, 사무실 등을 만들 예정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주택, 쇼핑, 서비스 수요 증가를 예상한 ‘승수 효과’를 노린 전략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새로운 제조 현장을 겨냥한 부동산 프로젝트는 한때 어려움을 겪었던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WSJ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원격 근무가 늘면서 도심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침체됐었다.

다만 EV 시장의 불확실성, 공장 건설 지연, 높은 금리 등 리스크도 존재한다. WSJ은 “이런 장애물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개발자들은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시장의 시기를 조절하려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테네시의 브라운즈빌 근처에서는 포드와 SK On이 공동 개발 중인 56억 달러 규모의 전기 픽업트럭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농지 가격은 세 배 이상 급등했는데, 일부 개발자들은 금리가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