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이 끝난 지 약 1시간 후에 스핀룸(spin room·토론 전후 각 후보 참모들이 취재진을 만나 토론회 결과와 강점을 홍보하는 공간)을 찾아 불만을 토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펜실베이니아 컨벤션 센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대선 토론 이후 스핀룸을 찾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로이터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진행자들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만, 3대 1의 토론이었기에 최고의 토론이었다”고 했다. 이날 TV토론은 ABC방송이 주관했고, 데이비드 뮤어(‘월드 뉴스 투나잇’ 앵커)와 린지 데이비스(ABC 뉴스 라이브 ‘프라임’ 앵커) 등 두 명의 앵커가 사회를 맡았다. 트럼프의 발언은 두 명의 사회자가 해리스의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진행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토론에서 진행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중간중간 팩트 체크를 했다. 일례로 트럼프가 이민 문제에 대해 토론하던 중 스프링필드 등 일부 지역을 꼽으면서 “이민자들이 거기 사는 주민들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했다. 이에 데이비드는 “사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낙태 문제를 논의할 때 트럼프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과거 신생아가 출산한 이후에 아기를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자 데이비드가 “미국에서 아기가 태어난 것이 합법적인 주는 없다”고 했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토론 이후 민주당 당원은 트럼프가 토론 중 허위 발언을 했지만, 진행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비난받았던 것과 다른 대응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ABC방송 주최 토론에 참석한 모습. 오른쪽은 두 명의 진행자. / ABC방송 유튜브 갈무리

한편, 트럼프는 ‘토론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스핀룸에 왔느냐’는 질문에 “요청을 받았다”고만 답했다. 해리스는 스핀룸을 찾지 않고 토론 후 오후 11시 5분 토론장을 출발해 남편인 더글라스 엠호프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체리 스트리트 부두에서 열린 모임에 들려 지지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엠호프는 “해리스는 준비돼 있었고 토론에서 이겼다”며 “잠깐, 아직 우리는 이기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 기세를 앞으로 55일 동안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해리스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부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