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6명의 시신을 추가로 회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기습 공격하면서 가자지구에 끌려간 인질이다.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 남부의 음악 축제장에서 하마스 무장 대원에 납치된 이스라엘계 미국인 한 명도 포함돼 있다. 인질 일부가 시신으로 돌아오면서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31일(현지 시각) 인질 시신 6구를 수습했다. 이중 한 명인 이스라엘계 미국인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인 조나단 폴린과 레이첼 골드버그 29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던 모습. / AFP 연합뉴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새벽 성명을 통해 “오늘(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터널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인질로 붙잡고 있던 6구의 시신을 찾았다”고 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두 명의 여성과 네 명의 남성 시신을 발견했다고 확인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31일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전투 중에 다수의 시신을 찾았다”고 발표했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군이 시신을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 몇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신의 신원을 추측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시신은 인질로 확인됐다. 하가리 대변인은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에 (인질 6명이) 하마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24일 이스라엘인 인질 카이드 파르한 알카디를 발견한 곳에서 1마일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이들 중 한 명은 미국인인 골드버그-폴린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죽음에 분노한다”며 “하마스 지도자들은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남은 인질의 석방을 위한 협상을 위해 24시간 내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31일(현지 시각) 인질 시신 6구를 수습했다. 이중 한 명인 이스라엘계 미국인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인 조나단 폴린과 레이첼 골드버그 21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질 석방을 요구하던 모습. / AFP 연합뉴스

골드버그-폴린의 부모는 아들의 석방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고 유엔에서 연설하는 등 지난 11개월 동안 백방으로 노력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모든 인질을 집으로 돌려보내자”며 휴전을 촉구한 바 있다.

가자지구에서 인질 시신이 6구 발견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휴전 협상 타결 요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 2주 동안에만 최소 12명의 인질 시신을 회수했다. 대부분의 이스라엘 관리는 살아있는 인질 전원을 이스라엘로 데려오는 유일한 방법은 협상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과 인질 협상은 교착 상태다. CNN은 “이스라엘 내부에서 휴전 협상이 실패한 것에 대한 분노가 고조되고, 네타냐후 총리와 군 지도자에 대한 불화가 일고 있다”며 “인질 사망자가 늘었다는 소식이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했고, 약 250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그중 100명 이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을 통해 풀려났다. 인질 8명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풀려났다. CNN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은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해 107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살아있는 인질의 수가 50명 정도”라며 “인질들은 식량 부족, 치료되지 않은 상처, 학대, 이스라엘 공습의 위험에 직면해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