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2030년까지 필요한 조종사는 1000명으로 추정된다. 일본이 이처럼 ‘심각한 조종사 부족’에 직면해 있지만,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외국인 조종사 채용을 꺼려왔기에 조종사 수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27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2024년도 일본항공(JAL) 신입사원. / 로이터

일본에서 민간 항공기를 운항하는 조종사는 약 7100명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약 6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000명의 조종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다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대 기장이 2030년경에는 은퇴할 예정이라 조종사 부족 문제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올해 초 외국 조종사 면허를 기존보다 빠르게 일본 면허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부족한 조종사를 해외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조종사를 해외에서 고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단 일본 항공사 노조가 반대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외국인 조종사의 유입은 현지 직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가능성이 높으며, 열등한 대우나 승진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해다. 보통의 일본인이 그렇듯 일본인 조종사 역시 조종사를 평생 직업으로 여긴다. 일반적으로 일본 항공사 기장 대부분은 ANA나 JAL에서 신입으로 채용되거나, 매년 약 100명의 학생을 받아들이는 정부 지원 민간 항공 대학 졸업생 출신이다.

또한 일본 항공사 급여 평균이 다른 나라의 항공사보다 낮은 것도 해외에서 인력 수급을 막는 요인이다. JAL과 ANA 기장의 평균 연봉은 2500만 엔(17만2900달러·약 2억3000만 원)이다. 반면 미국 델타항공에서 12년간 비행 경험이 있는 조종사 는 약 45만3000달러(약 6억600만 원)를 받을 수 있다. 어메리칸에어라인의 평균 연봉은 48만 달러(약 6억4200만 원)에 달한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에는 외국인 조종사가 거의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AL은 약 2000명의 조종사와 일본인이 아닌 ‘몇 명’ 수준의 비일본인 조종사를 채용 중이다. ANA는 약 2400명의 조종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 사람은 거의 없다.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일본 정부는 기장이 65세가 넘은 후에도 일하도록 장려하는 방법이나, 여성 조종사를 더 많이 고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블룸버그는 “필요한 수의 항공기를 운항할 승무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익성 있는 관광 수입을 놓치게 될 수 있다”며 “필요한 만큼의 조종사를 확보하지 못하면 6000만 명의 관광객이라는 이미 어려운 목표를 실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