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로펌들이 신입 변호사들에게 보너스를 주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법조계에서 인재 영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인데, 지인을 추천한 신입 변호사들에게는 최대 5만 달러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미국의 로펌 윌머헤일(WilmerHale)의 로고. /로이터

22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펌 간 인재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로펌들이 추천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로펌 앨런 오버리 셔먼 스털링(A&O Shearman)은 직원들이 지인을 추천할 경우 5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규정을 올해 5월에 만들었다. 이 로펌은 영국의 앨런 앤 오버리와 미국의 셔먼 앤 스털링이 합병된 회사다. 연간 35억 달러(약 4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초대형 로펌이다.

미국의 대형 로펌인 굿윈(Goodwin)도 지인을 추천할 경우 3만 달러에서 5만 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한다고 FT는 설명했다. 뉴욕의 법률 헤드헌터 키니 리크루팅의 상무 이사인 캐서린 로안존은 “법조계에서 추천 보너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일반적으로 2만 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어 5만 달러는 예외적인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변호사 수요가 급증하자, 법조계에서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FT는 “로펌들은 기존 직원들이 추천하는 인재를 신뢰하는 편”이라며 “추천을 통해 채용된 직원들은 회사에 잘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로펌들이 보너스를 지급하며 우수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M&A 거래는 올해 들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F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M&A 거래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2012조원)에 달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성사된 100억 달러가 넘는 대형 M&A 거래는 지난해보다 70%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 M&A는 두드러진 양상을 보인다. F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일어난 M&A 거래의 총금액은 7960억 달러(약 1067조원)다. FT는 “이는 전 세계 총거래 규모의 절반 이상이며 2019년 이후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라고 전했다. JP모건의 M&A 글로벌 책임자인 아누 아이옌가는 “올해 M&A 시장은 작년보다 훨씬 나아졌다”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성사된 주요 거래로는 미국 최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코노코필립스가 마라톤 오일을 225억 달러(약 31조원)에 인수한 것이다. 미국 주요 에너지업체들은 서부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에 걸친 퍼미안 분지의 유전 지대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M&A 계획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