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차기 후보로 급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를 확정 지었다. 주요 외신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필요한 대의원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AFP

22일(현지 시각) AP통신은 이날 자체 설문 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의원 가운데 최소 2668명의 지지를 얻어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단순 과반)인 1976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다수의 지지를 이날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직 사퇴를 발표한 지 약 하루 만이다. 다만 이런 집계는 비공식적인 것으로, 대의원들은 민주당이 공식 대선 후보를 선출할 때 원하는 후보에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대선 후보로 지명받기 위한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라면서 “이 같은 지지를 얻은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후보 지명을 공식적으로 수락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이후, 현역 의원들도 잇따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대표 거물로 여겨지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거대한 자부심과 미국 미래에 대한 무한한 낙관주의를 가지고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해리스 선거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 사퇴 24시간 만에 1120억원이 넘는 선거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2024년 대선에서 특정 정당이 24시간 동안 모금한 것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바이든 대통령 사퇴 당일인 21일부터 22일까지 등록 유권자 4001명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 해리스 부통령은 45%로 집계됐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전 실시한 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6%포인트(P)였던 때보다 간격이 좁혀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