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난자 냉동 시술을 받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난자 냉동 시술에 대한 게시글이 급속도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냉동 난자 보관 액체질소탱크

지난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시행된 난자 냉동 시술은 전년 대비 37% 급증하는 등 최근 난자 냉동의 인기가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2015년 난자 냉동 시술 횟수는 7600회였는데, 2022년에는 2만9803회로 7년 만에 300%가 증가했다. 난자 냉동은 여성의 난자를 채취한 후 동결하여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자 냉동은 지난 2014년 미국생식의학회(ASRM)가 가임력 보존을 위해 추천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대기업들이 잇따라 난자 냉동에 대한 혜택을 늘리면서 수요는 더 늘었다. NYT에 따르면 난자 냉동에 건강보험 혜택을 준 대기업 비율은 2015년 5%에서 지난해 20%로 증가했다. 메타와 애플은 난자 냉동 비용을 2만 달러까지 지원해 준다.

최근에는 SNS를 통한 홍보 글이 많아지면서 난자 냉동을 택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난자 냉동 클리닉들이 SNS와 협업을 맺거나 시술자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식으로 홍보를 하면서 젊은 여성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나 카니라는 여성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26세 때 동년배 여성이 난자를 얼리는 동영상을 틱톡에서 처음 보고 나에게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결국 1년 뒤에 난자를 얼리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난자 냉동에 대한 무분별한 홍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여성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뉴스가 우후죽순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난자 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SNS 글은 몇 가지 주요 현실을 무시한다”면서 “난자 냉동은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이 100%도 아니며 일찍 난자를 얼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명확히 나오지도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난자 채취 비용은 시술당 8000달러(약 1104만원)이며 호르몬 주사 비용은 2000~5000달러다. 또한 매년 냉동된 난자를 보관할 때마다 400에서 800달러에 이르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카니 또한 난자 냉동 시술 비용을 내기 위해 6000달러의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9년간 난자 냉동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이 1만4500달러(약 2000만원)에 달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밝혔다.

한편, 일부 여성들은 난자 냉동을 더 저렴한 비용으로 하기 위해 유럽이나 중남미로 간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난자 냉동 여행을 주관하는 회사인 밀비아를 인용해 미국에서는 난자 냉동 비용이 1만6000달러에 이르는데,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는 비용이 미국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