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당국이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상향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 독립주의자를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지침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의 량원제 대변인은 이날 중국에 대해 “꼭 갈 필요가 없다면 가지 말라”며 주황색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대만 여행 경보는 총 4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주황색 경보는 여행 금지인 빨간색 경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여행에 위험이 따를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경보다. 량 대변인은 홍콩, 마카오에도 주황색 여행 경보가 적용된다고 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오른쪽)이 지난달 28일 화롄 군부대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중국의 대만 위협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지난 5월 ‘친미·반중’ 성향 라이칭더 총통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국가안전부, 법무부는 대만 독립주의자에게 형사 처벌을 가하는 지침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중국 공안부는 “분리 독립 범죄에 대한 최대 형벌은 사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대만의 제1야당 국민당이 합의한 ‘92공식’(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을 수용하지 않는 대만인에 대해 중국 당국이 체포·형사처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만인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말실수를 한다면 체포·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 독립주의자에 대해 최고 사형을 내릴 수 있는 지침을 제정하고, 대만이 중국 여행 경보를 상향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긴장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