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 2021년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단속한 가운데, 채굴자들이 동남아시아로 옮겨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전기 요금이 저렴하고, 버려진 부지가 많아 동남아시아가 채굴자들의 새로운 성지가 됐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이미지. /AFP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라오스·태국 등이 채굴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이 동남아시아행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룟값’인 전기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채굴할 경우 전기료가 비싸기 때문에 이익을 얻을 수 없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문을 닫은 쇼핑몰과 폐공장 등 채굴장으로 쓰일 만한 장소들이 동남아시아에 많다고 설명했다. 인프라도 조성돼 있어 채굴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인 것이다.

채굴자들뿐만 아니라 채굴 기계를 만드는 제조 업체들도 동남아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전에는 중국에서 주로 채굴 기계가 생산됐었는데, 이제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제조 업체들이 옮겨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에도 위험성은 존재한다. 가상자산 채굴을 규제하는 프레임워크로 인해 각국 정부에서 에너지 사용 등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오스에서는 국영 전력회사의 채굴자들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채굴자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전기를 사용하자, 경찰이 급습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불법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채굴자들 때문에 지난 2022년 초까지 약 5억5000만 달러(약 7578억원)의 손해를 보고 이들을 단속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채굴자들과 채굴 기계 제조업자들의 이동 덕분에 동남아시아는 가상자산 부문에서 더 중요한 곳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규제와 운영상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자원의 가용성과 유리한 조건이 계속 채굴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센터 하드웨어 유통업체인 서니사이드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인 타라스 쿨리크는 “동남아시아는 향후 몇 년 내에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