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결정한 가운데, 파리 시장이 이를 비판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2024 파리 올림픽 개최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의회를 해산하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 /AP 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일간 르몽드·AFP 통신은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이날 한 학교에서 열린 올림픽 사전 행사에서 “(조기 총선 결정은)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과 같이 나 역시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에 매우 놀랐다”며 “올림픽 직전 의회 해산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날 마크롱 대통령은 9일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자신이 속한 르네상스당이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이달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에서는 의회 해산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는 것은 1997년 이후 27년 만이다. 당초 프랑스 총선은 2027년 예정돼 있었다.

첫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는 곳에서는 다음 달 7일 2차 투표가 치러진다. 파리 올림픽 개막일은 다음 달 26일이다. 올림픽 개막을 3주가량 앞둔 시점까지 선거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총선 결과 어떤 정당도 의회 과반 의석을 넘지 못하거나 RN이 다수당이 될 경우에는 올림픽 개막 때까지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르몽드는 “올림픽 운영을 위해 교통부, 내무부 장관 등이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기 총선 실시 후 과연 올림픽 개최에 맞춰 정부가 구성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달고 시장과 올림픽위원회 측은 조기 총선과 이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올림픽 운영 측면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프랑스는 선거를 치르는 데 익숙하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모든 이들이 올림픽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전달한 성명에서 “(올림픽 개최에서)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조기 총선의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앞으로 남은 사안들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의 온전한 참여와 우리의 공적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