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부터 다음 달 4일 사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한·중·일 정상회의 직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북한이 지난해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조선중앙통신

27일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부터 내달 4일 사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겠다며 그에 따른 해상 위험구역 3곳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일본 측에 통보했다. 통보된 위험구역은 북한 남서쪽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 등 총 3곳이다.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이다.

이번 통보는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루어졌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개최된 제8차 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또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대비해 정보 수집 및 분석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본섬의 자위대 뿐만아니라 오키나와 등 본섬에서 떨어진 도서지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운용부대에도 이 같은 지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체 일부가 일본 공해상으로 낙하할 것에 대비해 일본 방위성이 자위대 등에 요격미사일 대응 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이 나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따라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0시부터 내달 4일 0시까지 3개 해역에 항행경보를 내리며 선박에 낙하물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5월·8월·11월 세 차례 인공위성 발사 때도 이번과 같은 해역을 예상 낙하 지역으로 설정한 바 있다. 5월과 8월 발사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1월에는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북한이 주장했다. NHK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9년부터 총 8번에 걸쳐 일본 정부에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