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하버드대 학생들이 23일(현지 시각) 졸업식 도중 졸업식장을 빠져나갔다. 하버드 이사회가 반(反)이스라엘 시위에 참석한 학생 13명에 대해 졸업을 보류한 것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이들은 “그들을 걷게 하라(let them walk)”고 외쳤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열린 제373회 졸업식 도중 수백 명의 학생들이 졸업식장에서 중도 퇴장했다. / EPA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926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졸업식이 열렸다. 하버드대 임시 총장인 앨런 가버가 졸업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하자, 하버드대 졸업생 수백 명이 학위복을 입고 졸업식장을 이탈했다.

이들은 하버드 이사회가 지난 22일, 13명의 학생에 대한 징계 차원으로 졸업을 보류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학부생 대표인 슈루티 쿠마르는 “표현의 자유와 연대의 표현이 처벌 대상이 되면서 그들의 졸업이 불투명해졌다”면서 “그들의 가족이 고통받는데 양심상 축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날 졸업식이 열린 장소는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4월 24일부터 20일간 텐트를 치고 야영지로 삼았던 ‘하버드 야드’였다. 하버드대는 이를 의식한 듯 음악, 기도, 라틴어를 포함해 졸업식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하버드대는 지난 14일 학생들과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지난주 텐트는 철거됐다.

하지만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하버드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하버드대가 우리의 요구에 응해 양보했다”고 말하고 있다. 반대로 하버드대 측은 “시위대와 대화를 시작하기로 동의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졸업식에서 퇴장한 학생들은 하버드 스퀘어 근처의 한 감리교 교회에 다시 모여 자신들만의 졸업식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