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매일 또는 거의 매일 대마초(cannabis)를 소비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같은 빈도로 술을 마신다는 사람보다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카네기멜런대가 23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연례 ‘약물 사용 및 건강에 관한 전국 설문조사’에서 대마초를 매일 또는 거의 매일(월 21일 이상) 이용한다고 답한 사람은 177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알코올(술)을 같은 빈도로 섭취한다고 답한 사람(1470만 명)을 넘어선다.

미국 워싱턴 주 노스본빌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마리화나 상점이 2015년 개장하기 전에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

1979년부터 2022년까지 같은 조사를 실시한 이래 대마초 소비자가 알코올 소비자 수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2년 당시만 해도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알코올(890만 명)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대마초(90만 명) 소비자보다 10배 많았다. 하지만 1992년부터 2022년까지 대마초를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사용하는 이들이 15배 증가하면서 그 추세는 역전됐다.

투자은행 로스캐피털의 애널리스트 스콧 포천은 미국 경제매체 CNBC에 “우리는 젊은 인구 집단이 이전 세대보다 더 높은 비율로 매일 또는 매월 대마초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번 연구는 이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이 보고서는 미 당국이 연방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대마초 업계가 기대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대마초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10월 보건복지부(HHS)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에 대마의 마약류 등급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HHS는 지난해 8월, 마약단속국(DEA)에 대마를 위험성이 덜한 3등급으로 분류할 것을 권고했다. 만약 대마가 3등급이 되면 합법화의 길이 열린다. 이 경우 대마 판매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고, 대마가 합법인 캐나다 등에 대마 관련 제품을 수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