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 지난 3월 초, 중도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현지 시각) 최근 합류한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에서 한 강연에서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면서도 “내가 후보 사퇴 연설에서 했던 말을 고수하고자 한다. 트럼프는 나에게 투표하고 여전히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2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 AP 연합뉴스

헤일리 전 대사가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대중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트럼프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도 최초다. 헤일리는 ‘수퍼 화요일’ 직후인 지난 3월 6일, 공화당 경선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연설 당시 “우리 당 안팎에서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트럼프의 몫”이라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지만, 공화당 대선 경선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일부 주에서는 20% 안팎의 득표를 이어가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재선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 처리 방식을 비판하며 공격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권자로서 나는 우리의 동맹을 지지하고 적들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 국경을 지키는 사람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우선순위를 둔다”며 “이는 자본주의와 자유를 지지하고, 우리는 더 많은 부채가 아닌 적은 부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에 있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그간 여러 번 분명히 해 왔다”며 “그러나 바이든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최근 트럼프가 헤일리 전 대사를 깎아내리는 모습을 담은 디지털 광고 등을 선보이며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신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설득하는 운동을 펼쳤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선거 캠프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한 지 몇 분 만에 트럼프가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비판하고 그들에게 구애할 필요성이 없다고 과거에 발언한 내용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