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 첫번째)이 이달 2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 첫번째)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 일정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르자 중국이 곧바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이어갔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 전투기와 드론 22대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낮 12시 10분 성명을 통해 “오전 9시 30분부터 중국의 군사 움직임이 있었다”며 “군용기 12대가 중간선을 넘어 대만 북쪽과 중앙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고, 전투기와 드론들이 중국 해군 함정의 ‘합동 전투 순찰’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무력 압박은 블링컨 장관이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과 회담을 가지고 귀국길에 오른 다음 날 이뤄졌다.

회담에서 왕 주임은 대만 문제는 양국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함이 없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다음 달 20일 반중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견제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5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 중요한 시기에 모든 나라들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