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대우 방미 일정을 시작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백악관 문 앞까지 나와 기시다 총리와 부인 유코 여사를 환영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 앞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

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기시다 총리에게 “환영한다”를 반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악수했고, 바이든 여사는 유코 여사를 포옹하며 환영했다. 네 사람은 사진을 찍고 백악관을 둘러본 후 저녁 식사를 위해 워싱턴DC 북서부에 있는 한 해산물 식당으로 갔다. AP통신은 “기시다 총리는 다음 날 미·일 정상회담과 공식 국빈 만찬을 앞두고 백악관에 들러 바이든 대통령과 인사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일본계 미국인이 손으로 만든 다리 3개짜리 탁자를 선물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유명 가수 빌리 조엘이 사인한 석판화와 LP판 세트, 미국을 상징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담은 빈티지 레코드판을 가죽 상자에 넣어 기시다 총리에게 선물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유코 여사에게 두 여사가 작년 봄 백악관 정원에 심은 왕벚나무의 그림과 지난주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여성 축구 경기에서 미국과 일본 팀이 사인한 축구공을 건넸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에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2차 대전 당시 미군으로 복무했거나 일본을 도울 것으로 의심받아 부당하게 구금된 일본계 미국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비에 헌화했다. 오후에는 워싱턴DC에서 IBM, 화이자, 보잉,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기업들의 고위 경영진을 만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일본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 날인 10일에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 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회담하고 국빈 환영 만찬을 연다. 질 바이든 여사가 이날 언론에 공개한 국빈 만찬 메뉴에 따르면 만찬 콘셉트는 ‘활기찬 봄 정원’이다. 질 바이든 여사는 “유리와 비단으로 만든 나비가 만찬 테이블을 장식할 것”이라며 “나비의 우아한 비행은 우리 양국이 변화의 바람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로서 함께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라고 했다.

일본 총리의 국빈 대우 방미는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무기를 공동 개발 및 생산하고,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 등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할 전망이다. 또한 11일에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 9년 만에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한다. 합동 연설에 이어 필리핀을 더한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