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는 전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책임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이번 테러는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강력 규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2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IS에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별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극악무도한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면서 “우리는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비양심적인 공격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과 부상자 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국가(IS)를 거론하면서 “IS는 모든 곳에서 물리쳐야 할 공동의 적”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이 극악무도한 범죄로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모든 형태의 테러를 규탄하며 이 끔찍한 사건으로 인한 인명 손실에 슬퍼하는 러시아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IS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직후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테러범들과 우크라이나와의 연관성을 들고 나오며 테러범의 배후에는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의자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면서 사실상 테러가 우크라이나와 관련돼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관계위원장도 텔레그램에서 “테러 공격 조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흔적이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런 러시아 측의 주장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을 포함한 쓰레기들이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떠넘긴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무장 괴한들은 22일 저녁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난입해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하고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 테러로 현재까지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러시아 사건 조사위원회는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33명이라고 밝혔으며 일부 현지 매체는 143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최소 3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한 관계자 11명은 전부 체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