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반역이나 내란 등 범죄에 대해 최고 종신형을 선고하는 내용의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우려를 표했다.

홍콩 입법회 의원 88명과 입법회 주석은 전체회의를 열고 '수호국가안전조례', 이른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로이터

19일(현지 시각)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광범위하고 모호하게 표현된 조항에 대해 우려한다"라면서 "홍콩판 국가보안법은 한때 개방적이었던 홍콩의 폐쇄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이 비민주적으로 선출된 입법부에서 짧은 대중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됐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는 법안을 분석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뿐 아니라 미국 국익 차원에서 어떤 잠재적 위험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했다.

홍콩의 이번 조치가 홍콩을 중국과 별개로 보는 미국의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재적 결과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라면서 "나는 정책 변화를 발표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홍콩에 약속된 자치권이 침해되는 것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거명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할 때 우리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조치를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대우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실시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행정명령을 통해 홍콩의 특별 지위를 철회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 행정명령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앞서 이날 홍콩 입법회 의원 88명과 입법회 주석은 전체 회의를 열고 '수호국가안전조례', 이른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존리 홍콩 행정관이 지난 1월 30일 조례에 대한 공공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지 50일 만이다. 반역을 저지를 경우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은 오는 23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법안이 발효되면 홍콩 내 반체제 활동 탄압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외국 정부와 정당, 국제기구 등 외부 세력과 공모할 경우 독립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내릴 수 있다.

그간 중국은 홍콩 정부에 별도의 보안법을 입법하라고 압박해 왔다. 중국이 2019년 홍콩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고, 39가지 안보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만들었으나 반역죄 등 국가보안법에 담기지 않은 죄목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