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거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무케시 암바니(66)의 막내 아들 아난트 암바니(28)의 결혼식 전 파티가 릴라이언스의 주요 정유공장이 위치한 구자라트주 잠나가르에서 1일~3일 열렸다고 CNN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 2일 인도 구자라트주 잠나가르에서 열린 아난트 암바니와 라디카 머천트의 결혼식 전 축하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가운데)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오른쪽) 부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행사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전 백악관 선임 고문과 발리우드 유명 인사,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1200명의 손님들은 공연장 근처의 고급 글램핑 텐트에 머물렀고 전 세계 수십 명의 셰프가 만든 500가지 이상의 요리가 차려졌다. 또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세탁 서비스, 스타일리스트가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행사는 팝스타 리한나의 첫 인도 공연과 마술사 데이비드 블레인의 공연으로 더욱 빛났다.

하객들은 1일 공식 만찬과 팝스타 리한나의 인도 첫 단독 콘서트를 즐겼다. 보도에 따르면 리한나는 섭외료로 600만~900만 달러(80억~120억원)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암바니 회장이 3일간의 결혼식에 1억2000만 파운드(약 2026억원)를 썼다고 전했다.

2일에는 정글 테마의 의상을 입고 잠나가르에 있는 동물 구조 센터를 방문했고, 저녁에는 발리우드의 아이콘인 샤룩 칸 등 스타와 가족들이 댄스 무대를 선보였다. 축하 행사는 3일 부부가 참여한 저녁 식사와 사인회로 마무리됐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암바니 회장의 초호화 주택. /엑스 캡처

국내외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국내 공항은 일시적으로 국제 공항으로 운영됐다. 공항 당국은 평소 10편 만의 항공편을 처리하는 이 공항에 약 130편의 항공편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손님들은 뉴델리와 뭄바이에서 전세기를 이용했다.

릴라이언스 재단은 결혼식을 위해 특별히 새로운 힌두 사원 단지를 건설 중으로, 향후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암바니 가족은 최근 마을 주민 5만여명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암바니 회장의 포브스 추정 재산은 1174억 달러(약 156조9000억원)다. 아들 아난트 암바니는 릴라이언스가 운영하는 에너지 사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아난트와 그의 여자친구이자 인도 유명 제약회사 앙코르헬스케어의 상속녀 라디카 머천트(29)는 오는 7월에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릴라이언스그룹 창업주는 암바니 회장의 선친인 디루바이 암바니다. ‘인도의 록펠러’로 불리는 디루바이 암바니는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주유소 주유원으로 시작해 당대에 인도 최고의 기업을 일군 전설적인 기업인이다.

지난 2019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무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의 아들 아카시 암바니의 결혼식. /AP 연합뉴스

1957년생인 암바니 회장은 디루바이 암바니의 4남매 중 장남이다. 1977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바로 릴라이언스 이사로 입사했다. 하지만 선친이 2002년 세상을 떠난 뒤 동생 아닐 암바니와 릴라이언스 지분 문제를 두고 재산권 다툼이 벌어졌다.

결국 모친이 주도해 파국을 막았고 그룹이 분할됐다. 무케시 암바니의 동생 아닐 암바니는 릴라이언스그룹 부회장직에서 물러나 릴라이언스 에너지,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릴라이언스 내셔널 리소시스 등의 기업을 독자 운영하기 시작했다.

암바니 회장은 구자라트 상인 출신인 부친의 경영 능력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유 제조업에 한정됐던 릴라이언스 사업 분야를 폴리에스터와 석유화학·정유·석유 및 가스 탐사·정보통신 부문으로 확대하는 등 미래지향적 결단으로 기업을 크게 키웠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왼쪽)과 부인 니타 여사.

때로는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릴라이언스의 통화 요금을 기존 업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파격적인 전략을 택하기도 했다. 과감한 저가 공세를 통해 후발주자임에도 2019년 말에는 가입자 수에서 인도 선두로 부상했다. 릴라이언스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인도에서 4억명에 육박하는 이동통신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다.

암바니 회장은 뭄바이에 무려 27층짜리 (60층 높이) 초호화 자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안틸리아’라는 이름의 이 저택은 3개의 헬기 착륙장과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만든 ‘스노우룸(인공눈으로 운영)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드는 직원(?)만 600명에 이른다. 집의 추정 가격은 1조원이 훌쩍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