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두 전현직 대통령의 후원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실상 기부 한도가 없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같은 조직이 존재하는 미 대선은 금력이 승패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4년 전과 비슷하게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실리콘밸리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경영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동부 월가 억만장자의 후원이 쏠리고 있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의 리드 호프먼 공동 창업자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팩에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기부했고,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바이든 측에 50만 달러를 후원했다.

빅테크 CEO들은 2020년 대선 때도 바이든의 핵심 후원자였다.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4년 전 바이든 대통령 개인과 그의 슈퍼팩에 약 870만 달러를 쾌척...슈밋 전 CEO는 470만 달러를 내놨다. 더스틴 모스코비츠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또한 5180만 달러를 기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부인인 로린 또한 약 130만 달러를 내놨다.

반면 월가 거물들은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 대사에 지지를 보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선출이 가시화하자 트럼프 쪽으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2020년 대선 당시에도 월가 억만장자의 후원을 주로 받았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공동 창업자는 2020년 트럼프 캠프, 트럼프 후원 슈퍼팩, 공화당 후원 슈퍼팩 등에 약 3720만 달러를 기부했다.

’헤지펀드 거물’ 로버트 머서 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CEO는 2016년 720만 달러를 내놨다. CNBC는 머서 일가가 올해도 8800만 달러 이상을 확보한 채 트럼프 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숨진 세계적 카지노 재벌 셸던 아델슨 라스베이거스샌즈 창업주 또한 4년 전 9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개인 후원자의 후원액 중 역대 최고 액수다.

현재 바이든 캠프의 곳간 또한 트럼프 측보다 넉넉한 상황이다. 지난해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송 비용 등으로 거액을 지출해 모금한 돈보다 쓴 돈이 많다. 그의 지출 금액 중 25%인 약 5000만 달러가 법률 비용이라고 WSJ가 최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 측은 지난해 4~12월 2억3500만 달러(약 3172억 원)를 모았다. 이와 별도로 1억1700만 달러의 현금도 보유. 트럼프 측보다 모금액과 현금이 각각 18%, 80%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