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판매점(딜러숍) 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재고가 114일 치에 달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이 같은 전기차 재고는 전체 자동차 재고(71일분)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53일분)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이다. 이처럼 재고가 많이 쌓인 것은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경계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자동차딜러협회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동차가 주차장에 쌓이고 있다”며 “전기차 의무화에 브레이크를 밟아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차종별로는 지난달 말 현재 포드자동차의 머스탱 마하-E의 재고량이 284일 치로 가장 많았으며 포드의 F-150 라이트닝(111일), 닛산의 리프(183일), 기아의 EV6(145일)의 재고도 크게 늘었다. 제조업체가 딜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 판매하는 테슬라나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재고가 늘어나자 포드는 이번 주 공급업체에 자신들의 대표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 플러그인 픽업트럭의 내년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쉐보레 이쿼녹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실버라도 등 일부 신형 전기차 생산을 연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