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瑞幸·Luckin)커피와 현지 명주 브랜드인 마오타이가 합작해 출시한 커피가 판매 하루 만에 540만잔 이상 팔려나가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루이싱의 '마오타이 라떼' 지면 광고. /웨이보 캡처

마오타이는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고급술이다. 1949년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이 즐겨 마신 술로 유명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외국 정상과 국빈이 중국을 방문하면 연회 테이블에 마오타이가 오르곤 했다. 이 때문에 마오타이는 중국 일반인 사이에서도 접대, 명절, 결혼식 때 최고급 선물로 꼽힌다.

루이싱 커피의 공식 웨이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 전역에서 출시한 ‘장향(醬香) 라떼’가 판매 첫날 542만잔 팔렸다. 매출로 환산하면 1억 위안(182억원)을 기록, 루이싱 단일 메뉴의 하루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베이징의 한 루이싱 매장에서는 판매 시작 4시간 만에 준비한 500여 잔이 동이 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 백화점에 진열된 마오타이.

장향 라떼에는 잔당 약 1.8~2.7ml(밀리리터)의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茅台)’가 들어간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알코올 도수는 53%에 달하지만, 장향 라떼의 알코올 도수는 0.2~0.3% 수준이다. 판매 가격은 잔당 38위안(약 6900원)이지만, 출시 기념으로 50% 할인된 19위안(약 3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장향 라떼는 현지에서 마오타이와 커피(현지식 발음인 ‘카페이’)의 합성어인 ‘마오카’로도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루이싱 측은 개인별 알코올 분해 속도와 기존에 섭취한 알코올 등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장향라떼를 마신 뒤 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루이싱커피는 2017년 10월 중국 베이징에 첫 점포를 내고 본격적인 커피 체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13개 도시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초반부터 스타벅스를 경쟁상대로 지목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또, 매장에서 현금 거래를 완전히 없애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주문을 받는 등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주목 받았다. 앱을 통해 80~90% 할인쿠폰을 수시로 뿌렸고, 6위안(1000원) 정도의 배송비를 내면 30분 이내에 배달을 해줬다. 콧대 높은 스타벅스도 루이싱의 기세에 밀려 2018년 11월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광저우의 루이싱 커피 매장.

2020년 회계부정으로 나스닥에서 퇴출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빠르게 실적을 회복했다. 적자 사업을 과감하게 버리고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회계 부정으로 얼룩진 벌금과 배상금을 모두 청산했다.

2023년 1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의 1분기 순 매출은 동기 대비 84.5% 늘어난 44억 3700만 위안, 순이익은 5억 65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매장 수 확장은 더 놀랍다. 1분기 말 기준, 루이싱 커피 매장 수는 9351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직영점은 6310개, 공동 운영 매장(가맹점)이 3041개였다. 올해 1분기에만 매장 1137곳을 새로 열었다. 참고로 루이싱의 최대 경쟁업체인 스타벅스는 중국 244개 도시에 6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루이싱은 가맹점에 의존해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렸다. 올해 1분기, 루이싱 커피는 약 500개 매장을 신설했는데, 이 중에는 지방의 현급(县级) 도시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 지방 소도시의 가맹점은 이번 1분기 루이싱의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