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자력 발전소. 기사와 관련없음 /AP=연합뉴스

지난 1980년부터 탈(脫)원전 행보에 앞장섰던 스웨덴 정부가 향후 20년간 최소 10기의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0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로미나 포우르목타리 스웨덴 기후 환경부 장관은 전날 기후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20년간 전력 생산량을 두 배 늘려야 한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현재 스웨덴은 포르스마르크, 오스카르스함, 링할스 등 3개 발전 단지에서 원자로 6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들은 총 전력 생산의 30%를 담당한다. 여기에 원자로 10기가 추가로 건설되면 스웨덴의 원자력 발전량은 극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은 과거 정부에서 단계적 원전 폐지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지난해 10월 우파 연립정부가 8년 만에 집권하면서 기조가 급변했다. 특히 새 연정은 기후정책 목표를 ‘100% 재생에너지’에서 ‘100% 탈 화석 에너지’로 변경해 원전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포우르목타리 장관은 “이번 정부는 처음부터 새 원전을 짓는 데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며 “원자력이 전력 생산을 두 배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예정 원자로의 개수를 스웨덴 정부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환경 전문가들은 이 계획에 반발했다.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라르스 닐손 환경에너지 교수는 “우리에게 원자로 10기가 필요하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며 “현재 스웨덴의 전력 생산 확대는 풍력 발전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닐손 교수는 이어 “이번 조치는 실제로 어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상징적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신규 원자로를 짓게 되면 스웨덴 납세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국제무대에서 친환경 선도국으로 불렸던 스웨덴의 지위를 일부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