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고안한 백열전구가 이번 달부터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미국 에너지부가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전구의 생산, 유통, 수입을 금지하는 규칙을 시행했고, 백열전구는 해당 규칙이 마련한 수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2일(이하 현지 시각) "1일부터 시작된 새로운 미국 규정에 따라 백열전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며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에 작별을 고할 준비를 하라"고 보도했다.

백열 전구가 밝혀진 모습. / 로이터

미국 에너지부가 백열전구 퇴출에 나선 것은 에너지 효율이 그 이유다. 에너지부는 가정과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구에 대한 효율 기준을 설정했고,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전구를 제조, 판매,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새로운 규정은 전구가 1와트당 120루멘 이상의 밝기를 내야 한다. 기존 60와트 백열전구는 1와트당 13루멘 밝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1880년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 에디슨의 특허에서 유래한 할로겐전구는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백열전구는 효율적이지 않다. 백열전구는 필라멘트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해 조명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백열전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5%만이 빛을 발산한다. 나머지 95%는 열로 손실된다. 백열전구가 사용 후 뜨거워지는 이유다. 또한, 백열전구 교체 주기는 1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

토머스 에디슨이 1928년 뉴저지 주 웨스트 오렌지에서 시애틀의 가로등을 켜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 AP 연합뉴스

반면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는 해당 기준을 충족한다. LED는 전기를 직접 빛으로 바꾸는 반도체 소자라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LED 전구는 열이 거의 나지 않으며, 백열전구보다 최대 90%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최대 25배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부는 미국 가정과 기업이 LED를 사용할 경우 연간 30억달러(약 3조8910억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향후 30년 동안 탄소배 출량은 최대 2억2200만톤(t)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년 동안 2800만가구가 쏟아내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다만, 새로운 규칙이 시행됐다고 해서 사용 중인 백열전구나 할로겐 전구를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방 통계기구인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대부분의 조명을 LED로 전환한 미국 가정 비율은 4%에서 47%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 때문에 백열전구 퇴출 논의 초기보다 반대 의견이 적어진 상황이다.

한편, 백열전구 사용 금지를 놓고 미국 정치권은 대립해 왔다. 백열전구 사용 금지를 추진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다. 당시 일부 공화당 의원은 소비자의 선택을 방해하고,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백열전구 퇴출에 반대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19년 백열전구 퇴출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되살리면서 백열전구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