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선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새 내각 인선을 공개했다. 경제사령탑을 교체하면서 물가 상승에도 저금리를 유지했던 기존 경제 정책이 달라질지 주목받고 있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취임 선서를 마치고 새 정부 인사를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발부 장관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 세브데트 일마즈를 부통령으로 임명했다. 또 경제·통화 정책을 총괄하는 재부무 장관에 메흐메트 심셰크 전 부총리가 5년 만에 복귀했다.

대선 결선투표에서 재선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스탄불 크스클르 구역 관저 밖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심셰크 신임 재무부 장관은 미국 투자은행(IB) 메릴린치에 일했던 경제 전문가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재무부 장관을 지냈고, 이어 2018년까지 부총리를 역임했다. 하지만 리라화 폭락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 사령탑을 교체할 만큼 튀르키예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85%까지 치솟을 만큼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이 심각한데도 저금리를 유지해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 재선 소식에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심셰크 재무장관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이·취임식에 참석해 “합리적 바탕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규칙에 기반을 두고 예측할 수 있는 튀르키예 경제는 우리가 원하는 번영을 달성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다시 한 자릿수로 낮추고, 모든 분야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외교·안보 라인도 교체했다. 외무부 장관엔 2010년부터 국가정보청(MIT)을 이끌던 군인 출신 하간 피단이 임명됐다. 국방부 장관엔 튀르키예군 총사령관인 야사르 귈레르 육군 대장이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