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18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함박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기시다 총리의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데, 히로시마의 프로야구팀인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빨간 양말을 신었기 때문이다.

주요 7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리시 수낙(왼쪽) 영국 총리가 18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영일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좋아하는 야구팀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로고가 박힌 양말을 보여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과 영국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와 수낙총리는 이날 밤 히로시마 시내의 한 일본 요리 음식점에서 '워킹디너'를 진행했다.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병풍과 양국 국기가 세워져 있는 다다미 방으로 기시다 총리와 수낙 총리가 구두를 벗고 올라섰는데, 검은 양말을 신은 기시다 총리와 달리 수낙 총리의 양말은 유독 눈에 띠었다. 빨간 색의 강렬한 느낌을 주는 양말을 신었기 때문이다.

이 양말은 히로시마가 연고지인 프로야구팀 '히로시마 도요카프' 로고가 있는 양말이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수낙 총리가 빨간 양말을 신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손으로 가리키며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카프(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양말을 일부러 신고 와 주셨다"고 말했다.

수낙 총리는 "그렇다. 이것은 당신의 히로시마 카프다"라고 말했다. 카메라에 로고가 잘 찍히도록 정장 바지 밑단을 손으로 들어올리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고맙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고교 시절 야구부 활동을 했고,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공개 응원해 온 팬이기도 하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1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영일 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히로시마 도요카프 양말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수낙 총리의 고향은 영국 사우샘프턴으로, 이 지역이 연고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FC의 팬이다. 사우샘프턴은 지난13일(현지 시각) 풀럼과의 홈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면서 올 시즌 EPL 팀 가운데 가장 먼저 강등이 확정됐다. 사실상 최하위도 확정됐다.

수낙 총리는 "제가 응원하고 있는 축구팀은 매우 참담한 상황이지만, (기시다 총리의) 고향 팀이 활약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3위를 기록 중이다.

기시다 총리와 수낙 총리는 이날 경제와 안보, 세계적인 과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깊게 하는 '히로시마합의'를 맺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브렉시트)한 후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고, 지난 3월 일본과 호주가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이 확정됐다. 수낙 총리는 기시다 총리에게 "CPTPP에 영국이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지난 3일 요코하마 DeNA와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