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세계 주요 석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많게는 한 해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챙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CEO 대런 우즈는 지난해 총 3600만 달러(약 470억원)를 보수로 챙겼다. 2021년 보수총액(2500만달러) 대비 52% 인상된 것. 엑손모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낸 경영 성과급으로 2500만달러 상당의 스톡옵션과 640만 달러(약 84억원)의 현금 보너스도 지급했다.
엑손모빌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에너지 기업인 로열더치셸의 벤 반 뷰어든 전 CEO는 지난해 970만파운드(약 159억원)를 받아 갔다. 이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것이다. 영국 최대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버나드 루니 CEO에게 지난해 1000만 파운드의 보수를 지급했다. 2021년 대비 약 두 배 늘어난 것.
루니의 실제 보수는 1000만파운드보다 훨씬 더 높았지만,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정유공장 폭발 사고로 법적 소송에 휘말린 데 따른 책임을 물어 수령액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비롯한 글로벌 5대 오일메이저들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의 수혜를 입으며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엑손모빌은 557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수익을 올렸고, 프랑스에 본사를 둔 토탈에너지도 2021년 대비 갑절 수준인 362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미국 셰브런(365억달러), 셸(399억달러), 영국 BP(277억달러) 등 다른 메이저 석유기업들도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5개 석유 공룡들이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덕에 막대한 이익을 냈으면서도 '돈잔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이 고유가 덕에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동안 전 세계 서민들은 고유가 여파로 신음하고 있는 점에서 이들의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인플레이션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엑손모빌에 대해 "신보다도 많은 돈을 벌었다"며 에너지 업계의 이익이 소비자에게 환원돼야 한다며 횡재세 부과를 예고했다. 징세 요구에 더해 이들 기업의 투자에 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압박도 거세다.
BP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탄소배출을 35∼40% 줄인다고 했으나 석유·가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더 투자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근 탄소배출 목표치를 20∼30%로 낮추면서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파리 기후협정에서 제시된 대로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전 대비 1.5도로 막으려면 화석연료 투자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고에도 석유기업들은 석유·가스 자원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