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주도 경제·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부분 가입’을 하기로 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왼쪽)이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운데 오른쪽)에게 환영받고 있다./연합뉴스

신문은 이날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쇠퇴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 경제 및 안보 분야 협력 관계를 증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사우디 국영 통신도 이날 자국 정부가 SCO의 부분 회원 자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SCO에서 의결권 등은 없지만 대화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갖게 됐다. 대화 파트너 국가는 SCO의 협력 대상국으로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국가들과 중앙아시아 산유국들이 대거 가입돼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정치·경제·안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결성된 기구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합류했고 이란도 정회원 국가로 가입하려 하고 있다.

이에 사우디까지 부분 회원 자격을 획득하면서 SCO와 중국의 영향력은 중동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와 걸프 지역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외교 전선을 동방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WSJ은 또 걸프 지역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지만 점차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 러시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중국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동안 단절됐던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한 것도 지각 변동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