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에서 작년 한 해 동안 약 4만3000명이 가뭄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AP 통신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망자 가운데 절반이 어린이로 추정된다.

가뭄으로 인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소말리아의 아이.

AP는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1∼6월)에만 가뭄에 따른 식량 부족 등으로 최소 1만8000명이 숨질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소말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 지역이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는 가운데 사망자 수치가 공식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과 협력 기관들은 앞서 올해 초 소말리아에 대한 공식적인 ‘기근’ 선포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소말리아에서만 600만 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기근은 전체 가구의 5분의 1 이상이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고 있고, 어린이의 30%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 상태이며, 인구 1만 명 중 2명 이상 매일 사망할 때 선포한다.

하지만 소말리아에서 25만 명이 숨진 2011년 기근 때보다 최근 추세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는 의견도 많다. 이와 관련해 국제이주기구는 지속하는 가뭄과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공세 등으로 소말리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8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올해 소말리아에서 50만 명의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을 수 있다는 식량 안보 평가 결과가 지난달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굵직한 사안에 가려 이 지역의 식량난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