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내놓은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챗GPT'로 AI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AI 개발 능력 격차가 향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은 14억명의 인구를 앞세운 풍부한 데이터, 숙련된 과학자, 정부 지원을 앞세워 AI 관련 특허출원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을 앞서나가는 듯 했지만, 상황이 역전됐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 시각) "중국 정부의 검열, 지정학적 긴장, 민간 기업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의 혁신 역량이 떨어졌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타트업인 오픈AI의 챗GPT 출시에 도움을 준 이후 많은 사람은 중국이 AI와 기술 혁신에서 미국에 뒤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분석했다.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검색엔진 '챗GPT' 실행 화면. / 로이터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은 AI 특허출원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련 분야에서 우위를 점했다. 1990년대 들어와 중국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에 해외 자금이 유입됐고, 이들 기업은 혁신을 거듭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 정부는 인터넷, 이를 기반으로 한 기업의 영향력을 상상하지 못했고 민간 기업에 대해 그 어떤 통제도 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메시징앱 '위챗', 결제서비스 '알리페이' 등이 탄생했다. 전 세계 벤처캐피탈은 중국 시장에 집중했고, 한동안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유니콘이 미국 실리콘밸리만큼이나 많았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중국 정부가 IT 기업을 통제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중국 정부는 어떤 기업이나 개인도 공산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하겠다는 목표 아래 IT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중국 IT기업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없는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검열을 강화한 것은 AI 연구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AI 개발과 발전에 데이터는 필수이다. 하지만 검열이 강해질수록 데이터 수집은 어려워진다. NYT는 "검열이 강화된 온라인 환경에서 데이터 확보는 어렵다"며 "중국 IT 분야 종사자들 사이에서 'AI에게 말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말하지 않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는 농담이 돈다"고 비판했다.

그사이 미국과 중국의 AI 연구 격차는 벌어졌다. 스탠퍼드대학의 AI 인덱스 2022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AI 민간투자는 세계 1위로 중국의 3배 수준이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챗GPT와 같은 생성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에 대한 규제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내부에서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흐름도 보인다. 베이징시는 지난 13일 '베이징 AI 산업 혁신·발전 콘퍼런스'에서 챗GPT 경쟁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민간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이 어떻게 쓰이는 지, 어떻게 돈을 버는지, 투자금이 들어간 프로젝트가 국가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등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베이징시의 AI 지원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NYT는 "중국 정부는 AI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8년 설립된 베이징 AI 아카데미는 2년 전 챗GPT와 유사한 '위다오(Wu Dao)''를 선보이면서 "중국 최초이자 세계 최대 AI 언어모델"이라고 설명했으나, 관심을 받지 못했다.

NYT는 "소련과 중국이 컴퓨터 개발에 있어 미국과 일본보다 뒤처진 사례 등을 볼 때, 국가의 통제가 강할 나라의 혁신은 자유분방함을 강조하는 나라보다 더딜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중국 경제와 제도를 연구하는 주 첸강 선임 연구원은 "기술 제품의 개발은 그것이 작동하는 시스템, 환경과 분리할 수 없다"며 "개방된 환경이 사라지면서 챗GPT와 같은 서비스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